한나라당 참패, "자성의 목소리" 한나라당은 지난 4.9 총선에서도 텃밭이 아닌 수도권을 휩쓸어 서울.인천.경기에서도 111개 지역구 중 81곳을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6.4일 재.보선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서울 48개 선거구 중 40개를 석권했지만, 이번 단체장 재.보선 중 서울에서 유일하게 실시된 강동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이겼다. 강동구는 95년 첫 지방자치 선거를 제외하면 한 번도 한나라당이 구청장을 내준 적이 없는 텃밭이다. 그 밖에도 인천 서구와 경기도 포천을 포함, 수도권의 3개 기초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모두 패했다. 민주당 광역의원 11곳 중 9곳 대승 반면 민주당은 수도권의 자치단체장 3곳 중 2곳, 광역의원 11곳 중 9곳에서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수도권을 탈환했고, 한나라당은 "대선.총선 승리로 한나라당이 수도권 정당으로 자리잡았다"고 큰소리쳤지만 한 달여 만에 뒤바귀는 결과가 나왔다. 한나라당은 6.4 재보선에 반영된 민심의 분노가 예상을 뛰어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압승했던 수도권은 물론, 아성이었던 영남권에서의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 재보선에서 악화된 민심을 확인한 만큼 "고강도 쇄신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다시 한번 반성하고 새출발을 해야" 강재섭 대표는 재보선 결과와 관련, "비록 예측된 결과기는 하지만 다시 한번 반성하고 새출발을 해야 한다"면서 "겸허히 반성하고 심기일전해서 앞으로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원 최고위원도 "차마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참패했다"면서 "그동안 당에서 여러번 얘기했던 국정쇄신, 인적쇄신이 늦어지는 감이 있는 데 조속한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 새로운 각오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사무총장도 "지역 유권자의 선택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겸허하게 민심을 받들어 나가는 노력을 한층 더 하겠다"고 말했다. 공성진 의원은 "민심의 추이를 계량적으로 확인했다"면서 "국정쇄신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고 말했다. "쇠고기 문제나 대운하, 겸허한 반성" 최경환 의원은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폭넓은 개각이 필요하다"면서 "쇠고기 문제나 대운하 같은 지지를 받지 못한 정책에 대한 겸허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주류측 의원은 "이제는 제2의 6.29선언에 버금가는 쇄신책이 나오지 않고서는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없게 됐다"며 "일부에서 인적쇄신 폭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는 모양인데 그런 자세로는 민심을 수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와대에서 내놓을 쇄신안을 봐야 겠지만 아직도 민심의 흐름을 오판하고 땜질식 처방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인적 쇄신과 기존 정책들을 재점검을 통한 국정쇄신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민생경제 활성화 대책마련 착수해야" 성난 민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는 쇠고기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재협상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순자 의원은 "적절한 시기에 결국은 재협상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국제신인도 하락과 한미 FTA 차질 등 국가적 손실이 예상되지만 민심이 확인된 만큼 쇠고기 재협상이 불가피하게 됐다"면서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현경병 의원은 "급한 소나기는 피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울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중장기 대책"이라며 "예컨대 고유가를 비롯해 민생경제 활성화 대책마련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