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드러난 사실과 본인이 고백한 위장전입 위장취업 등에 대한 도덕적 잣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운하가 어쩌니 경제가 저쩌니 하며 장밋빛 청사진으로 지면을 도배해왔다. 대통령의 자격은 어느 누가 뭐래도 도덕성이 첫째다.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나와 보라 말한다면 우리나라의 대표급 언론사들만이 앞다퉈 나타날 일이다. 오늘날 미국이 왜 위대하던가? 그들은 미국의 독립과 더불어 헌법을 만들며 커먼웰스맨이라 불리는 반정부 논객들의 초점에 맞추어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도시공동체적 인문주의와 공화주의 헌법을 기초하였다. 독립 이래 이러한 헌법정신을 바탕으로 부패를 멀리하고 도덕성을 중시한 국민성 덕분에 오늘날 세계의 중심이 된 것이다. 검색에서 발췌한 몇가지 예를 한번 들어보자. 우리나라 노태통령처럼 클린턴 대통령 역시 대통령 청문회때의 위증문제로 탄핵소추를 받을 뻔했다. 당시 탄핵안이 찬성표보다 반대가 많아 부결됐지만 전 세계의 관심을 끌은 바 있다.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 시, 도청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도청을 은폐하려 했다는 부도덕성 때문에 탄핵을 받고 대통령직에서 도중하차 했다. 정말 무서운 나라다. 87년, 미국 대선 당시 1위를 달리던 하트 후보의 사퇴 역시 거짓말이 핵심이었다. 내연녀와의 관계를 부인하던 하트가 내연녀를 무릎에 앉히고 있는 사진 한 장이 폭로되자 결국 도중하차하고 말았다.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사람에게는 거짓말도 용납할 수 없다는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 현 공화당 선두주자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경우, 두 번의 이혼 등 사생활에 대한 언론의 집요한 검증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이처럼 유력한 대선 주자일수록 검증을 철저히 한다. 8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던 게리 하트 상원의원은 젊은 여성 모델과 혼외 정사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보도되자 즉시 경선을 포기했다. 미국 언론은 대선후보의 학창시절 행적까지 검증한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첫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 직전인 1월 말, 19년 가까이 미납한 주차 위반 범칙금과 과태료, 자동차세로 493달러(약 47만원)를 냈다고 보스턴 글로브, AP 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미국 언론이 자신의 학창 시절 행적까지 검증을 시도하자 뒤늦게 잘못을 시정한 것이다. 오바마는 하버드대학 법과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보스턴의 케임브리지市 버스 정류장 주변 주차, 주거지역 내 무허가 주차, 주차 미터기 요금 초과 주차 등으로 위반 티켓을 발부받았으며, 그는 당시 2장에 대한 범칙금 25달러만 냈다. 그런 그가 공식 대선 출마 선언 2주 전인 1월 말 나머지 티켓 15장에 대한 범칙금에 대해 물의를 일으키자 벌금 총합계 375달러를 시 당국에 납부했다. 버락 오바마는 케냐 출신으로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우스꽝스러운 아프리카 이름을 가진 소년이, 상원의원에 도전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 "이라고 말해 인기를 받았던 후보이며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의 박빙의 승부를 하고 있는 대선 후보다. 또 최근 대세론을 굳혀가는 힐러리 클린턴은 스스로 만든 악재로 지지율을 까먹고 쥴리아니 공화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줄였는데 이는 다름아닌, TV 청문회에서의 전과 다른 "말바꾸기"였다. 물론 언론이 이를 놓치지 않고 집중 보도하였다. 도덕성을 신뢰하지 못하면 국정운영의 공정성을 의심받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대통령에 있어 공정성과 형평을 담보하는 것이야 말로 다른 그 어떤 가치보다 앞선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두 번 이혼에 세 번 결혼 경력이 말해주 듯 사생활이 좀 복잡해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의 부인과 혼외정사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줄리아니는 전립선암 병력이 있으며 정신적인 질환으로 약을 복용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피부암을 앓은 사실을 공개했으며 오바마 의원도 학창시절 마약을 복용했음을 감추지 않았다. 최근에 CBS 방송의 마이크 윌리스 기자는 롬니 전 주시사를 상대로 "부인과 혼전에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느냐?"와 "당신은 왜 모르몬교를 믿느냐?"는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까지 던진다. 후보들도 국민의 알권리 만족을 위해 대답을 피해가지 않고 성실하게 답변한다. 또 최근 워싱턴포스트지 등은 힐러리 의원이 클린턴 前 대통령의 친구와 은밀한 관계를 맺었으며 간통을 했다는 주장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힐러리 의원과 클린턴 전 대통령은 최근, 재산 형성을 둘러싼 정치적 오해를 피하고자 공무원 백지신탁제도에 따라 맡겨둔 폐쇄펀드의 주식도 매각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지는 지난 11일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의 후원자가 사기사건으로 관련됐는데 혹시 오바마 의원이 이를 알고 있었는지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은 인터넷 동영상 유튜브까지 등장해 예비 후보들의 과거와 현재의 사생활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되려면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몸조심을 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철저하고 혹독한 검증 과정을 통과해야만 한다. 위장술로 계속 거짓말하다가 코너에 몰리면 미안하다 잘못했다라고 말하면 그냥 끝나고 마는 순진한 국민들...그러나 사실은 국민이 순수한 것이 아니고 그 사실을 각색하여 호도하는 언론사들에게 속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몇시간 앞으로 선거가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들의 도덕적 감각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이기도 하지만, 그 동안의 과정을 보면 정책은 실종되고 또한 앞으로 몇 년 동안 도덕성을 놓고 나라가 시끄러워야 할지 참으로 걱정되는 밤이다. 2007. 12. 18 -홍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