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27차 라디오연설을 통해 최근의 해외 여행담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거쳐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그리고 동아시아 정상회의까지 수고 많이 하셨다. 게다가 비선을 동원해 북한과 정상회담까지 몰래 논의했으니 실로 공사다망하셨으리라! 한가하게 여행담을 늘어놓을 요량이라면 그 과정에서 있었던 과오와 실책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고백했어야 한다. 아슬아슬했던 베트남과의 신경전, 외교통상부장관까지 동원해 해결해야했던 외교적 혼선에 대해 국민은 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는 대통령의 라디오연설, 이제는 정말 신물이 난다. 신종플루도 마찬가지다. 신종플루가 ‘아이들’만의 손씻기로 끝날 사안인가? 행정부처간의 이견으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해 사태를 이 지경으로까지 몰고 와놓고, 대통령은 유감표명 한마디 없이 손만 깨끗이 씻으란다. 몇 푼하지도 않는 고성능 살균분무기 하나 다중밀집지역에 설치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세종시 문제도 그렇다. 세종시와 관련해 집권여당의 전 대표는 ‘총리가 뭘 모른다’고 핀잔을 주고 있고, 총리실은 ‘내 갈 길은 내가 간다’며 격돌하고 있다. 중재에 나선 현 대표는 ‘말씀들 자제해 달라’고 하고 있다. 이른바 집권당에 3파전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총리 뒤에 숨어서 가타부타 말이 없다. 꿀 먹은 벙어리다. 비겁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이 왜 존재하나? 대통령이 진정 국격을 높이고 국격에 걸 맞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면, 대통령은 보다 솔직해져야 한다. 국정현안을 회피하거나 대리전을 할 생각만 하지 말고, 자신의 의도를 솔직담백하게 밝혀야 한다. 국민과 대통령이 겉도는 나라의 대통령에게 무슨 국격을 논할 자격이 있겠는가? 자유선진당 대변인 박 선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