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0일 대전시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명직 최고위원 2명과 전략홍보본부장 등을 선임하고 설을 맞아 ‘민생’을 강조하면서도 전날 터진 자당의 돈봉투 파문에 대해서는 일제히 함구했다. 마치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 후보측이 예비경선장 화장실에서 돈봉투를 돌렸다’는 전날 언론 보도를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듯 지도부 중 누구 한 명도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고승덕 의원의 ‘전당대회 돈봉투’ 내부고발이 나오자 즉각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었던 사례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과 정부여당 공격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장섰다. 한명숙 대표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자고나면 터지는 친인척, 측근 비리, 돈봉투, 친이 친박계 갈등 부정부패와 분열이 국민을 짜증나고 절망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런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에 대해서 국민은 이미 기대를 접은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어제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강행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시간낭비만 한 채 끝났다”며 “국민과 야당을 우롱하는 대국민 쑈를 한판 벌인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영선 이인영 김부겸 등 최고위원들도 디도스 특검법과 한나라당 돈봉투 문제, 민생법안 등을 언급하며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벽창호 정권”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전대 돈봉투 파문에 대해 자유선진당은 “경선장의 화장실 돈봉투로 선출된 예비후보자들이 본경선을 치러 민주당의 지도부에 입성했을 수도 있다”며 “대한민국 제1야당 지도부가 경선장의 화장실에서 태동했다니, 기가 막히다. 만일 그렇다면 국민은 민주통합당을 ‘화장실표’ 정당으로 부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요즘 지상파와 케이블 간 갈등으로 KBS가 안 나온다더니 민주당은 화장실 돈봉투 뉴스를 못 본 모양이네. KBS 단독보도라던데 ㅋㅋㅋ”라고 돈봉투 파문에 대해 침묵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비꼬았다. 엄병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