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즈] 아이들과 함께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난처한 일이 생겼다. 아이들이 전쟁은 안 좋은 것인데, 왜 전쟁을 기념하냐고 물었다. 순간 당황하여 답을 못하고 사전을 찾아보았다. 기념[紀念]이란 “어떤 뜻 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한다”는 뜻이다. 전쟁기념관은 잘못된 용어다. 전쟁을 기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관련된 호국행위나 인물들을 기념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미국에서 쓰는 ‘War Memorial"이라는 용어를 전쟁기념관으로 번역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영어로 ‘Memorial’이라는 단어는 memorial 앞에 좋은 의미가 올때는 ‘기념’으로 해석해도 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추도, 추모’라는 의미로 번역하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한자권인 중국, 일본에서도 ‘기념[紀念]’이라는 말을 쓸때는 앞에 좋은 의미의 단어를 사용한다. 수십만명이 희생된 일본 오키나와 전투를 기리기 위해 만든 공원의 명칭을 ‘전쟁기념공원’이 아닌 ‘평화기념공원’으로 명명한 것이 좋은 예이다. 즉, ‘기념’이란 단어를 구태여 쓰고 싶다면 전쟁기념관 보다는 항쟁기념관 또는 전쟁사기념관이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 전쟁기념관의 취지에 맞지 않게 전쟁의 일부만을 다뤄야 하고 관리부처의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 현재는 전쟁기념사업회법에 따라 국방부 산하 전쟁기념사업회가 관리하고 있는데, 전쟁기념관이 국방부 산하라는 의미는 아마도 건군이래 전쟁사적을 기릴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 전쟁기념관 1층에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걸친 한국의 전반적인 전쟁사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국방부와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반만년 대한민국의 모든 전쟁에 관한 것을 기릴 목적이라면 국방부가 아닌 문화부가 주가 되어야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전쟁기념관을 건군기념관으로 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상변철환 임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