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는 연초 “당에 남아 할 일이 있다”며 총리를 맡을 의향이 없음을 거듭 밝혔지만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최시중 전 선대위 상임고문 등 원로그룹이 지난주 박 총리 카드 필요성을 강력 제기하고 있다. 실제 박근혜 총리 카드는 실타래같이 꼬인 정국을 푸는데 이만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공천을 앞두고 점점 격화되고 있는 당 내분을 잠재우면서 충청지역에서 한나라당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는 자유신당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도 "총리는 앞으로 세계 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당선자 측에서는 "박 전 대표는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구사하고 국제적 지도자들과의 친분도 많다"며 ‘박근혜총리 카드’에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 전 대표는 그간 직·간접적인 형태의 총리직 제안에 대해 "당에 남아 일하겠다"고 사실상 거부의 의사를 수차 밝혔지만 박 전 대표의 원외중진들과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당에 계속 남아 있을 경우 당파싸움에 휘말릴 가능성 ▲이 당선자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차기에 유리하고 국정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으며 이 당선자가 진정성을 갖고 예우할 경우 총리직 수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끝까지 고사할 경우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총리 후보로는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다. 손 총장은 기업(삼성그룹)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했고 국제산업협력재단 이사장을 지내는 등 국제·경제 감각 면에서 당선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외무장관과 주미 대사를 지낸 한승주 고려대 총장 서리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 총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외무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권에서는 주미 대사를 지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국제 문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도 총리 후보 중 한 명이다. 이 총장은 미국에서 유학을 했고 유엔 등 국제기구 활동에 다년간 여러 차례 참여했던 경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