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눈매로 난적 로페즈를 상대하던 "태권소년"이 마침내 울음을 펑펑 터트렸다. 김세혁 태권도 대표팀 감독도 그의 머리를 부여잡고 울었다. 대한민국도 같이 울었다. 손태진(20·삼성에스원)은 21일 베이징과학기술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태권도 68kg급 결승전에서 마크 로페즈(미국)를 접전 끝에 3-2로 꺾고 영광의 금메달을 따냈다. 16강전부터 강적들을 차례대로 꺾고 올라온 손태진. 매 경기 그가 맞은 1라운드는 고비였다. 초반득점이 강한 임수정과 달리, 1라운드에서 선제 득점을 쉽게 못 냈기 때문. 8강전에서도 터키의 세르베트 타제굴을 1-0으로 힘겹게 이겼고, 4강에서도 대만의 성유치를 7-6으로 어렵게 이겼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손태진의 각오는 남달랐다. 1라운드부터 손태진은 통쾌한 돌려차기를 선보이며 2점을 먼저 달아난 것. 2-0의 스코어를 만들면서 가벼운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2회전부터 "태권도 명가" 출신 로페즈의 날카로운 반격이 시작됐다. 1점을 바로 빼앗으면서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여기다 손태진도 경고누적으로 1점이 추가로 차감됐다. 1-1의 동점상황. 승부는 3라운드로 넘어갔다. 마지막 3라운드. 손태진과 로페즈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거듭하며 공격을 아꼈다. 그러나 경기종료 1분여를 남겨놓고 공격을 주고받아 2-2가 됐다. 손태진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종료직전. 로페즈의 가슴을 오른발 돌려차기로 치며 3-2를 만든 것이다. 결국 득점을 알리는 부저가 울리면서 손태진이 주먹을 불끈 쥐었고, 결승전을 값진 승리로 장식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임수정과 손태진, 두 선수의 2연속 금메달 승전보에 인터넷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여자 핸드볼의 석연찮은 패배를 태권도에서 앙갚음했다" "한국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렸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경기력이었다"며 격려를 이어가고 있다. 또 "남은 태권도와 야구에서 금메달을 쓸어버리자" "내친김에 최고의 성적을 내자"며 올림픽 성적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 상황이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종료 3일을 앞두고 당초 목표인 금메달 10개를 달성했다. 아이디 ‘qwefjkqw"는 “한국이 마지막까지 다 금메달을 따면 역대 최고 성적이 나오는 것 아니냐”며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말했다. 이신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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